매주 글을 쓰고 합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촘촘한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다큐, 크고 작은 사건을 다룬 기사, 아트 슈피겔만의 <쥐>와 같은 책 등의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글쓰기에 앞서 보편을 의심하고 당연함을 지양하는 '생각하기' 과정은 수식처럼 깔끔하게 답이 나오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항상 무언가를 정의하려 하고, 도출해내려고 했던 저는 제 한계를 계속해서 경험했습니다. 동시에 사진 하나를 보고도, 문장 한줄을 읽고도 예리한 관찰과 공감을 발휘해 글을 풀어내는 다른 수강생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렇게 자신감이 떨어지니 수업을 듣고, 다큐를 보고, 글을 쓰는 모든 과정이 확신과 불확신, 회의, 또다시 확신의 연속으로 다가왔습니다. '이거 미친듯이 하고 싶다', '안돼도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이걸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로, '난 안될거야'로, '그런데도 이거 진짜 너무 하고 싶다'로 바뀌었습니다. 정신적 소모가 심했고 점점 지쳐갔습니다.
하은쌤이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건 마치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아. 평평한 길을 어느정도 걸어가야 그 다음 칸으로 올라설 수 있는데 그 바뀌지 않는 것 같은 평평함을 견디지 못하면 위로 갈 수가 없어." 저는 어쩌면 금방 금방 늘지 않는 당장의 상황에 조급해하고 낙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안될 것 같고 진짜 못해도 그냥 치열하게 부딪히다보니 어느새 '아 이게 그거 였구나'의 상태에 제가 놓여 있더라구요. 하하. 그때부터는 한결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이) 모지라고 나약한 저를 끝까지 이끌어주시고, 다독여주신 이하은, 강성민, 송다빈, 최지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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