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학교(죽전)
2015학년도 연극(연기) 정시모집 기출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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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연기
남자용
(1)
토키오 : 이렇게 해서 우리 가족은 뿔뿔이 헤어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야끼니꾸 드래곤’은 없어졌습니다. 우리 동네는 없어졌습니다. 나는 이 동네가 싫었습니다.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싫었습니다. 아저씨들은 대낮부터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그리고 아줌마들은 변변찮은 남편들의 흉을 보며 공동 수돗가에서 하루 종일 살고 있고, 골목에는 아이들의 웃는 소리, 우는 소리, 떠드는 소리가 넘치고, 아저씨, 아줌마가 서로 싸우는 소리로 시끌시끌한, 아무튼 아침부터 밤까지 시끄러운 그런 동네가 싫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주마등처럼, 사라진 동네를 그 따스하고 활기찼던 동네를, 동네사람들을, 저의 가족을 추억합니다.
※[문제출처] 작가 : 정의신 / 작품명 : 야끼니꾸 드래곤 / 극중배역 : 토키오
남자용
(2)
아니, 신을 믿어 지독하게. 하지만 그건 축복을 통해서가 아니야. 저주를 통해서지. 만약 신이 없다면 누가 이 세상을 이런 지옥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내가 추구하는 과학은 먼 미래를 열자는 것이 아니야. 지금 당장을 바꾸자는 거지. 죽음, 지옥, 운명, 저주 이런 미신 같은 속박에서 벗어나 좀 더 훌륭한 인간의 세계관을 만들고 싶어.
※[문제출처] 작가 : 왕용범 / 작품명 :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 극중배역 : 빅터 프랑켄슈타인
남자용
(3)
그리고 모든 것이 화살처럼 사라졌습니다. 자동차, 집, 아파트 그리고 아내, 떠나버렸지요. 애들을 다 데리고 그 귀여운 아이들. 아내는 두 아이를 데리고 나가버렸어요. 아내가 말하길, 난 괴물이라는 거예요. 센치멘탈한 괴물. 패배자. 난 잠을 자지 못합니다. 죽을 정도로 피곤해서 자리에 누워도 잠들 수가 없어요. 집안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아내가, 마치 아내가 짐을 싸고 있는 것처럼, 사실 아내는 그 때 이미 몇 주 전에 짐을 싸놓았었지요. 집엔 아무도 없습니다. 쥐 죽은 듯 조용하지요. 그런데 어떻게 거기서 잘 수 있겠습니까. 난 그들을 목 졸라 죽일 겁니다. 세 식구 모두. 나도 자살할 겁니다. 밧줄, 끈, 아니면 강물에 뛰어들던지. 자살한다는 건 정말 복잡합니다. 호텔방을 잡고, 맨 꼭대기 층에, 거기서 뛰어내리면… 난 자살할 겁니다. 그게 확실한 한가지 방법이죠.
[문제출처] 작가 : 우르스 비드머 / 작품명 : 정상의 개들 / 극중배역 : 크라우제
남자용
(4)
왜 이렇게 마음이 흔들릴까? 음침한 눈길을 한 우울증이란 불청객 때문에 한 시도 마음이 편치 않다. 앤티어크에선 위험이 무서웠지만 그 마수가 여기까지 미칠 리는 없다, 그런데 어떤 쾌락도 내 마음을 즐겁게 해주지 못하고 위험에서 멀어졌어도 위로가 되지 않으니 어찌된 일인가. 일단 불안을 느끼고, 마음에 공포의 씨가 싹트게 되면 바로 근심걱정이란 영양분을 받아먹고 쑥쑥 자란다 말이지. 처음엔 “혹시나 그럴 수 있겠지”하는 정도의 걱정이 시간과 더불어 커져서 결국에는 그것을 “막아야만해”하는 두려움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내 경우가 그렇다.
[문제출처] 작가 : 셰익스피어 / 작품명 : 페리클레스 / 극중배역 : 페리클레스
남자용
(5)
이 숲에서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어. 그 짐승이 나를 어디까지 데려왔는지 모르겠어. 내가 치명상을 입힌 것 같았는데. 여기 핏자국이 있구나! 다시 핏자국이 사라졌네. 길을 잃은 모양이야. 사냥개들도 나를 찾지 못하고 있구나, 되돌아가야겠다. 어디서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저런! 물가에 있는 사람이 누구지? 어린 계집아이가 물가에서 울고 있나? 여보시오!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모양인데, 얼굴이 안보여. (멜리쟝드의 어깨를 건드린다) 왜 울고… 겁내지 말아요, 두려워 할 것 없습니다. 왜 이곳에서 혼자 울고 있나요? 겁내지 말아요, 당신에게 나쁜 짓은 하지 않을...당신은 정말 아름답군요.
※[문제출처] 작가 : 메테를링크 / 작품명 : 펠리아스와 멜리쟝드 / 극중배역 : 골로
남자용
(6)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 아버지께서는 제가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걸 원치 않으셨어요. 그래서 저를 바다로 보내신 거예요. 바다에 나갔다가 귀항하는 도중에 우리는 영국해협에서 난파당했어요. 그리고 그게 저에겐 행운이었던 거죠. 제가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에요. 여기 가슴에 말예요. 구조되기까지 얼음물 속에 너무 오랫동안 있어서 그래요. 그래서 전 바다를 포기하고 말았어요. 맞아요. 그게 정말로 큰 행운이었어요. 그럼요. 제 부상은 그렇게 위험스럽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이젠 제가 늘 원했던 조각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생각해 보세요. 아름다운 흙을 가지고 일한다는 것을 말예요. 손가락으로 흙을 부드럽게 만지면서 모양을 만든다는 걸 생각해 보세요.
※[문제출처] 작가 : 헨리크 입센 / 작품명 : 바다에서 온 여인 / 극중배역 : 링스트란트
남자용
(7)
우리 마을에 온천이 있었습니까? 그저 차나 다니는 길 밖에 뭐가 있었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여긴 ‘한데’ 취급받던 삼류마을 아니었습니까? 그러나 지금은 최고의 휴양지로서 국제적으로 이름이 나려는 순간에 와 있습니다. 나 5년 안에 여기에 모인 여러분들을 세계 최고의 부자 시민으로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학교가 들어서고 최고의 시설이 들어설 것이며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주택 단지가 조성되며, 일류 패션 가게들이 저 태평로를 가득 채울 것입니다. 우리 마을의 이름이 더럽혀지지 않고 무고한 공격을 받지 않는다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풍요로운 휴양지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여러분에게 묻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주장하는 대로, 온천의 작은 문제를 확대하고 과장하여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민주적 권리를 주장해도 되겠습니까?
※[문제출처] 작가 : 입센 / 작품명 : 민중의 적 / 극중배역 : 시장
남자용
(8)
아, 내 죄의 썩은 내가 하늘까지 나는구나. 난 인류 최초의 형제를 죽인 저주를 받고 있다. 난 기도할 수 없다. 물론 의향은 의지만큼 뚜렷하나, 더 강한 죄의식이 내 강한 의도를 꺾어버리니, 난 두 가지 일에 매어 있는 사람처럼 어느 쪽을 먼저 할까 멈춰 서 있다가 둘 다 못하는구나. 저주받은 이 내 손에 형의 피가 겹겹으로 묻었다 한들, 그걸 눈으로 희게 씻어줄 만큼의 빗물이 저 자비로운 하늘엔 없는가? 난 위를 보리라. 과오는 지나갔다. 허나 아, 어떤 기도가 내게 맞을까?
[문제출처] 작가 : 셰익스피어 / 작품명 : 햄릿 / 극중배역 : 왕
남자용
(9)
(재판장을 향해) 경찰 복무 20년 동안, 6번의 모범 경찰 표창을 받은 형사가 있습니다. 백홍석씹니다. (방청석을 보며) 남편은 경찰로, 아내는 식당 일로, 월급을 모으고 적금을 들어서 20평짜리 아파트를 분양 받은 우리 이웃이 있습니다. 백홍석씹니다. (홍석을 보며) 딸의 생일날, 콘서트 티켓을 선물하려고 몇 달 전부터 담배를 끊고 용돈을 모은 아버지가 있습니다. 바로 백홍석씹니다... (재판정을 향해) 재판장님, 이 법정에 총을 쏜 것은 사적 복수에 눈이 먼 흉악범이 아닙니다. 한 달에 150만원을 벌기 위해서 식당 주방에서 설거지를 했던 송미연의 남편 백홍석, 열일곱 살 여고생 백수정의 아버지 백홍석, 우리 이웃에서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마흔 두 살의 평범한 아버지입니다.
[문제출처] 작가 : 박경수 / 작품명 : 추적자 / 극중배역 : 정우
남자용
(10)
메이, 이봐 메이? 난 아무데도 안 갈 거야, 알겠어? 난 여기 있잖아, 가지 않았다고. 보라고. 왜 나를 한 번도 안 보는지 모르겠군. 나라는 걸 알잖아. 내가 아니고 다른 누구이겠어. 물이든지, 아니면 뭐가 좀 필요해? 응? 메이? 이것 봐. 이렇게 앉아만 있을 수는 없잖아. 도대체 얼마나 이러고 있는 거야? 나가서 뭘 좀 사다줄까? 감자 칩이나 뭐 그런 거 말이야. (그녀는 갑자기 양팔로 그의 다리를 꼭 끌어안고 그의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는다.) 여기를 떠나지 않겠어. 걱정하지 마. 떠나지 않겠다고. 여기 그대로 있겠어, 당신에게도 얘기 했었잖아. 메이? 놓아주겠어? 응? 내가 침대에 눕혀 줄게, 좋아? 이것 봐 내가 침대에 눕혀주고, 차를 끓여다 줄께. 차 마시겠어? 레몬을 띄울까? 자, 이제 누워서 여유를 찾도록 해.
[문제출처] 작가 : 샘 셰퍼드 / 작품명 : 사랑금지 / 극중배역 : 에디
남자용
(11)
빅터 프랑켄슈타인… 나의 창조주여. 오랜만에 다시 만났는데 고작 한다는 말이, 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 차라리 이런 걸 더 궁금해 해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살았으며, 말은 누구에게 배웠으며, 또 어떤 능력들을 터득했는지, 이제껏 대체 뭘 먹고 어디서 자고 누가 돌봐주기라도 했는지!! (빅터: 앙리!) 그렇게 부르지마. 그 이름은 내 이름이 아니야. 난 이름이 없어. 내가 태어났을 때, 아니 내가 탄생했을 때 창조주 당신은 내게 이름조차 주지 않았어. 내 목을 졸랐지. 마치 기계를 끄는 것처럼, 아무런 가책도 없이 내 목을 졸라 내 목숨을 끄려 했어. 왜? 날 앙리라 부르면 너의 죄책감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기라도 하는가?
[문제출처] 작가 : 왕용범 / 작품명 :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 극중배역 : 괴물
남자용
(12)
프라이어 : (혼자서 분장을 한다. 거울을 들여다보고 점검한다.) “드밀 감독님, 이제 클로즈업 촬영준비가 됐습니다.” 사람은 인생을 품위 있고 우아하게 헤쳐나가고 싶어 합니다. 드물게, 그러나 절묘한 맛을 내며, 그리고 정확한 시간에 꽃을 피우면서 말이죠. 이를테면 아주 드물게 꽃이 피는 지브라 난(蘭)처럼. 사람은, 그러나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걸 이루는 일이 참 드물지 않습니까, 안 그래요? 그렇습니다. 정말 드물어요. 잘 나가다가도 중도에 넘어지죠. 나이 서른에 죽기도 하고, 수십 년의 황금세월을 도둑맞기도 합니다. (그는 거의 무너진다. 자신을 추스른다. 거울 속의 자기 모습을 살펴본다.) 꼭 시체 같군요.
※[문제출처] 작가 : 토니 쿠쉬너 / 작품명 : 미국의 천사들 / 극중배역 : 프라이어
여자용
(1)
거울 같은 물 위에 하얀 잎을 비추며 냇가에 비스듬히 수양버들 자라는데, 그것으로 네 누이가 기막힌 화환을 미나리아재비, 쐐기풀, 들국화, 그리고 정숙한 처녀들이 ‘죽은이 손’이라고 부르는 야생란과 엮어서 만들었지. 흰 가지에 풀꽃관을 걸려고 올라가다, 짓궂은 실가지가 부러져, 풀화환과 네 누이가 개울로 떨어졌어. 입은 옷이 쭉 퍼져서 인어처럼 잠시 뜬 채로, 그녀는 그 사이 옛 찬가 몇 구절을 불렀는데, 자신의 위기에는 무감하게 되었거나, 마치 물에서 태어나서 거기에 적응된 생물 같아 보였지. 그러나 멀지 않아 그녀의 의복이 마신 물로 무거워져, 곱게 노래하던 그 애를 진흙 속 죽음으로 끌고 갔어.
※[문제출처] 작가 : 셰익스피어 / 작품명 : 햄릿 / 극중배역 : 왕비
여자용
(2)
뭐가 두려운 거야? 니가 사실대로 얘기해도 숙부님께서 사형은 면하게 해주실거야. 빅터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것이 있어요. 빅터의 유령... 그건 광기였어요. 빅터가 어렸을 때 마을에 흑사병이 돌았어요. 사람들은 당황했고 흑사병처럼 미신이 전염됐죠. 그때 우리 어머니도 흑사병에 걸리셨는데, 의사셨던 아버지는 처방이 없어 마음의 고통이 크셨죠.
※[문제출처] 작가 : 왕용범 / 작품명 :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 극중배역 : 엘렌
여자용
(3)
마야 : 오, 발랴. 난 오늘을 영영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난 모스크바의 그저 평범한 여학생이지만, 항상 로디크 오빠가 어떻게 여기서 살고 있는지, 오빠 친구들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어요. 엄마도 그걸 무척이나 궁금해 하시고요. 너무 수다를 떨어서 죄송해요. 좀 취했네요.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세요, 아셨죠? 결혼식은 정말 멋져요! 정말 행복하시겠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순결하게 가꿔온 게. 웨딩드레스처럼 자신을 순결하게 지켜온 게 정말 자랑스러우실 거예요. 왜 우세요? 울지 말아요, 발랴. 당신의 세르게이를 보세요. 그의 두 눈이 당신에 대한 사랑으로 얼마나 빛나고 있는지. 당신의 행복이 정말 부러워요.
※[문제출처] 작가 : 알렉세이 아르부조프 / 작품명 : 이르쿠츠크에서 / 극중배역 : 마야
여자용
(4)
하퍼 : 알겠어요. 참 이해를 못 하겠네요. 만약에 내가 당신을 전에 본 적이 없다면, 사실 난 당신을 본 적이 없거든요. 그렇다면 당신이 내 환각 속에 나타나선 안 되는데요. 왜냐하면 내 경험에 미루어 우리의 마음은, 거기서 환각이 비롯되는 것인데, 거기서 처음 시작했거나, 경험에서 유입됐거나 현실세계에서 유입되지 않은 어떤 것도 만들어내질 못 하거든요. 상상이 새 것을 창조해 낼 순 없어요. 안 그래요? 세상의 것들을 조각조각 모아 재활용하여 새로운 비전으로 재조립 할 뿐이죠. 내 말이 이해되세요?
※[문제출처] 작가 : 토니 쿠쉬너 / 작품명 : 미국의 천사들 / 극중배역 : 하퍼
여자용
(5)
여기 이곳에 나는 있고 싶어. 조용히. 이젠 모두가 죽어버렸으니. 한밤중에 총이나 칼의 위협에 떨지 않으며 푹 자겠어. 다른 어머니들은 자신의 아들들이 나타나는지 보기위해 비의 채찍을 맞아가면서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겠지. 나는 아니야. 내 꿈을 가지고 묘지 위로 내리는 서리의 동백꽃을 지닌 상아의 차가운 비둘기가 되리라. 아니다. 묘지가 아니다. 묘지가 아니라 흙으로 된 침대지. 그들을 뒤덮은 침대를 하늘이 흔들어 주지. 얼굴에서 손을 치워라. 우리는 끔찍한 날들을 지나왔다. 아무도 보고 싶지 않다. 대지와 나. 내 눈물과 나. 그리고 이 네 벽들. 아! 아!
※[문제출처] 작가 : 로르카 / 작품명 : 피의 결혼 / 극중배역 : (신랑의) 어머니
여자용
(6)
자크! 내가 저 괴물새끼 때문에 꼭지가 돌겠어. 실컷 치마 들추면서 흥분시켜놓으면 뭐하냐고. 죽이질 않는데. 도박꾼들 김새서 돈이나 걸겠어? (괴물이 말을 한다) 어쭈, 저게 말을 하네? (자크에게)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 차라리 괴물하고 연애나 하지 그래? 응?
※[문제출처] 작가 : 왕용범 / 작품명 :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 극중배역 : 에바
여자용
(7)
당신 눈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어요. 좋은 소식이 있죠? 부인께서 곧 돌아오시라고 하나요? 애초에 부인께서 당신을 이곳에 못 오도록 했으면 좋았을 걸. 내가 당신을 이곳에 붙잡아 둔 것처럼 부인께 오해받고 싶지 않아요. 난 당신에게 아무런 힘도 없어요, 당신은 부인의 것이니까. 아, 자고로 여왕으로서 이렇듯 가혹한 배반을 당한 일이 또 있었을까! 당신이 배반하리란 건 첫눈에 알고 있었어요. 아뇨! 당신이 아무리 신들을 흔들어 놓을 만큼 큰소리로 맹세해도 난 안 믿어요. 굳게 맹세한 그 입으로 식은 죽 먹듯 깨뜨리는 그 맹세를 믿다니 내가 미쳤지!
※[문제출처] 작가 : 셰익스피어 / 작품명 : 앤토니와 클레오파트라 / 극중배역 : 클레오파트라
여자용
(8)
볼트, 저 색시의 특징을 잘 알아둬, 머리빛깔, 얼굴 생김새, 신장, 나이 등을 알아가지고 숫처녀란 걸 보증해서 “돈을 최고로 많이 내는 사람을 첫 손님으로 받겠다”하구 외치고 다니란 말이야. 처녀 차지하기란 싼 게 아니지, 사내들이란 이런 일에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으니까. 어서 해! 아니, 예쁜 색시야, 왜 울어? 앞으론 재미있게 살아갈텐데 왜 그러느냐구? 이제 내 손에 들어왔으니까 내 집에서 살아가는 거야. 싫든 좋든 편안히 앉아 이 남자 저 남자를 맛보면 되는 거야. 흰둥이든 검둥이든 말이지, 아니, 왜 귀는 틀어막고 그래?
※[문제출처] 작가 : 셰익스피어 / 작품명 : 페리클레스 / 극중배역 : 포주댁
여자용
(9)
당신은 내가 그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그게 내가 선택한 것이라 하더라도 말예요. 당신은 나의 의사와는 달리 억지로 나를 여기에 붙들어둘 수도 있어요. 그래요, 당신은 그렇게 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내 마음속의 선택을 막을 수는 없어요. 당신이 아닌 그 사람을 선택하려는 내 마음을 막을 순 없단 말예요. 나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이 집에서 나를 붙잡아둘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오늘 밤 그 사람과 함께 가든 내일 스콜드빅을 가든 나는 넘겨줄 열쇠조차도 가지고 있지 않고 부탁이나 명령도 할 게 없어요. 여보, 나는 당신 집에서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했어요. 처음부터 나는 이곳에서 완전히 이방인이었어요.
※[문제출처] 작가 : 헨리크 입센 / 작품명 : 바다에서 온 여인 / 극중배역 : 엘리다
여자용
(10)
아무 말씀 마세요. 제발. 전 못 견딜 거 같아요. 그러니 우선 제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먼저 들어주세요. (잠시 자세를 가다듬어) 이 괴로움을 벌써 몇 주일 동안이나 당했어요. 당신은 제 남편을 이용해서 아주 교묘하게 제 정열을 불러 일으켰고. 사실 지난 7년간 제 마음속에 그런 정열이 감춰져 있었던 것도 인정해요. 당신이 진실이었건 아니었건, 당신 때문에 저는 이제껏 가능하리라고 꿈도 꿔보지 못한 만큼 큰 사랑과 욕망이 생겨난 거예요. 숨겨진 제 정열에 호소하자 전 깨어났고, 말도 못할 기쁨과 사상으로 절 휘저어서 전 빨려들었어요. 그리고 제 모든 약점을 잡혔기에 전 이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전 여기 왔어요 피터 쎄미요니치, 절 원하시나요?
※[문제출처] 작가 : 닐 사이먼 / 작품명 : 굿닥터 / 극중배역 : 부인
여자용
(11)
그런데도 천둥번개가 치고 우박이 떨어지죠. 소도 병이 들고요. 당신네 시골에 흉년과 가축전염병에 대해 보험을 든 농부가 아직 없수? 기도는 소용이 없을 때라도 보험은 소용이 있죠. 그러니까 천둥번개가 치면 기도할라 생각일랑 말고 보험에 들어야 해요. 그게 실질적 도움이 되니까. 그 분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면 하느님도 볼장 다 보신 거라우. 그러니 당신네 들판에서 하느님이 사라지면 당신네 머릿속에서도 사라지는 날을 희망할 밖에요.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모두들 하느님이 저 하늘 어딘가에 앉아서 마치 나이 드신 현자처럼 굽어 보신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우. 헌데 비행기가 나르게 되면 신문엔 하늘에 있는 모든 것도 다 잴 수 있다고 납디다. 그러니 누구도 하늘에 앉아 있는 하느님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지 않아요.
※[문제출처] 작가 : 브레히트 / 작품명 : 어머니 / 극중배역 : 블라쏘바
여자용
(12)
아, 얼마나 고귀한 정신이 무너졌나! 조신, 군인, 학자의, 눈, 혀, 칼이요 아름다운 이 나라의 희망이요 꽃이며 예절의 거울이고 행동의 표본이요, 모든 존경의 귀감이 아주 쓰러져버렸어! 그리고 가장 비참하고 처참한 여인, 그의 음악 같은 맹세의 꿀을 빨던 내가 지금은, 고귀한 최고 군주요 상쾌한 종소리 같던 이성이 불화하고 혼탁해진 것을, 활짝 핀 청춘의 비할 바 없던 형체가 광기로 시들어가는 것을 보는구나. 아, 내 신세, 볼만한 것을 보고나서 못 볼 것을 보다니.
※[문제출처] 작가 : 셰익스피어 / 작품명 : 햄릿 / 극중배역 : 오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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