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학교
2014학년도 영상(연기)전공 정시모집 기출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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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연기
• 남자
(무릎 꿇고 통화하는 대수)
안 돼! 안 돼, 절대 열지 마! 그거 열면 큰일 나. 조금만 기다려, 아저씨가, 내가… 금방 갈 테니까 조금만 참어, 응? 우리 미도, 잘 참을 수 있지, 그지?… 옳지, 착하다… 그래, 금방 또 전화할게… (전화 끊고 우진을 노려보던 대수, 무너지듯 무릎 꿇으며) 부탁이다, 미도한텐 알리지 마라, 제발… 걔가 무슨 죄가 있어… 다 내 잘못이잖아, 응? (눈물을 뚝뚝 흘리며) 너희 누나한테 내가 죽을죄를 지었어, 너한테두… 내가 정말 잘못했다… 그러니까 제발 미도만 가만 놔둬줘, 응? (납작 엎드리더니 손을 모아 싹싹 빌며) 이우진씨, 부탁입니다… 이렇게 빌게요, 녜? 한번만, 한번만 봐주세요… 무슨 짓이든지 하겠습니다, 선생님, 회장님… 용서해 주세요… 잘못했습니다… 경호원 해드릴까요? 저, 쌈 잘하거든요? 아까 보셨잖아요… 말 많이 안 하구요, 조용하게 모시겠습니다, 예?
• 여자
(울먹이며) 용서는 힘든 게 아냐. 용서란 말야, 마음속에 방 한 칸만 내주면 되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 이건 우리 할아버지가 자주 해준 얘기야. 진짜 목수는 있잖아, 자기 마음의 집을 잘 짓는 사람이래. 난 잘 알아. 자기도 여태껏 그 집을 정성 들여 차근차근 지어왔던걸… 근데 자기는 그 소중한 마음의 집을 자기가 그렇게 미워하는 엄마한테 안방, 부엌방, 화장실, 창고… 다 내주고, 정작 자신은 집 밖에서 덜덜 떨고 있잖아? 생각해 봐. 자기 마음속에는 정작 누가 사는 거야? (수진, 목이 메이지만, 침을 삼키며 계속 말을 이어간다… 계속/나지막이) 용서는 쉬워. 방 한 칸만 내주면 돼. (떨리는 목소리로) 이 말씀을 우리 아빠는 세월이 흘렀어도 잊지 않으시고… 유부남과 도망칠뻔한 이 창피한 딸을 용서하셨고, 우리 결혼도 그렇게 쉽게 허락하셨던 거야… 왠지 알아? 왠지 아냐구! (울먹이며) 용서란 미움에게 방 한 칸만 내주면 되는 거니까! (수진, 흐느끼며 방 쪽으로 뛰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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