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학교
2015학년도 영상(연기)전공 정시모집 기출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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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연기
• 남자
① 대수 (남자)
(술 안 취한 척하려고 애쓰면서, 자못 공손하게)
아니요… 지가요… 오늘이 딸내미 생일이거덩요? 그래서요… 삼만 원 주구 선물을 이쁜 걸루 샀거덩요? (지갑을 꺼내 사진을 보여주며)
우리 딸이거든요?(막무가내로 보여주며) 거짓말 아니구 진짜 세 살이거덩요… 이년이 이게 아빠가 하두 집에 늦게 들어가니까, 이게 아빠 얼굴두 못 알아봐… 그래가지구 내가 요번에 큰맘 먹구, 이쁜 선물을 샀거덩요? 삼만 원 주구… 그래 가지구 기분두 좋구, 그래 가지구요…
보실래요? (깃털을 붙여 만든 천사 날개를 보여주고야 만다. 고무줄을 어깨에 걸어 보이며)… 이게 이렇게 하는 건데… 어, 끊어졌네? 아- 씨발… 좆됐다… 아- 나 오늘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냐! (도로 쇼핑백에 집어넣고)… 우리 딸이요… 내가 하두 늦게 들어가니까요… 아빠 얼굴두 못 알아보는데… (다시 꺼내서 보며)… 아- 씨발, 좆됐네, 좆됐어… 지 이름이요, 오늘만 대충 수습하면서 살자, 그래서 오대수거덩요? 근데 오늘은 왜 이렇게 수습이 안 되냐… 순경 아저씨, 저요… 오늘이요… 딸내미가요… 글쎄, 먼저 쳤어요, 안… 아- 거… 왜 한 소릴 자꾸 또 하구 또 하구 그래…?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지금 딸내미가 아빠만 기다리구 있는데… 아빠 오면 같이 먹는다구 밥두 안 먹구, 응? (서서히 코가 빨개지더니 금세 훌쩍거리기 시작한다. 슬그머니 일어서며) …아씨, 나… 밥만 먹구 오께, 응? (비틀비틀 나가다가 다른 순경이 어깨를 잡자) 아, 반찬은 안 먹구 밥만 먹구 온다니까… (어깨 잡힌 채로 막 몸부림치다가, 자기가 싸웠던 남자를 발견하자 갑자기 돌변)… 뭘 봐, 이 새끼야… 너 이 씨발새끼 땜에… (덤벼드는 대수. 소동이 벌어진다. 의경, 대수를 말린다. 신문하던 순경, 한숨을 쉬더니 일어나 다가간다. 자그마한 체구의 순경, 다짜고짜 대수 어깨를 잡고 던져버린다. 안 일어나고 바닥에 누워 뒹굴며 발버둥치는 대수)
아- 아-! 이 포졸 새끼들이 사람 치네! 아이구! 카메라 출동 없어요, 카메라 출동?! 경찰이 고문한다, 사람 살려!
-영화 <올드 보이> 중에서-
② 은혁 (남자)
그날. 재즈바에 너 두고 나온 순간부터 잘못된 거 알았어. 죽을 결심으루 약까지 먹은 너 혼자 집에 두고 나올 때도, 나 결혼식장 들어서는 순간에도. 이 악물고 버텼어. 다 내가 자초한 거니까, 제 발로 지옥으로 걸어 들어간 거니까 이젠 돌이킬 수 없다, 이미 죽일 놈 된 거, 쓰레기 된 거, 뒤돌아보지 말자.
-드라마 <친애하는 당신에게> 중에서-
③ 대수 (남자)
무릎 꿇고 통화하는 대수.
안 돼! 안 돼, 절대 열지 마! 그거 열면 큰일 나. 조금만 기다려, 아저씨가, 내가… 금방 갈 테니까 조금만 참어, 응? 우리 미도, 잘 참을 수 있지, 그지? …옳지, 착하다… 그래, 금방 또 전화할게… (전화 끊고 우진을 노려보던 대수, 무너지듯 무릎 꿇으며) 부탁이다, 미도한텐 알리지 마라, 제발… 걔가 무슨 죄가 있어… 다 내 잘못이잖아, 응? (눈물을 뚝뚝 흘리며) 너희 누나한테 내가 죽을죄를 지었어, 너한테두… 내가 정말 잘못했다. …그러니까 제발 미도만 가만 놔둬줘, 응? (납작 엎드리더니 손을 모아 싹싹 빌며) 이우진씨, 부탁입니다… 이렇게 빌게요, 네? 한번만, 한번만 봐주세요… 무슨 짓이든지 하겠습니다, 선생님, 회장님… 용서해 주세요… 잘못했습니다… 경호원 해드릴까요? 저, 쌈 잘하거든요? 아까 보셨잖아요… 말 많이 안 하구요, 조용하게 모시겠습니다, 예?
-영화 <올드 보이> 중에서-
④ 철수 (남자)
철수, 분노가 폭발하며 식탁의자를 번쩍 들어 내리치며 마구 깨부순다. 그의 짐승 같은 모습, 끔찍하다. 수진, 겁먹은 아이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벽에 붙어 선다.
철수 : (고함치며) 내가 어떻게 모은 돈인 줄 알아! (의자를 바닥에 연거푸 내리찍으며) 낳아주면 다야! 낳아주면 그게 부모냐구! 니가 그 여자 알아? 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도와줄려그래! 엉!(주먹으로 벽을 치며) 울지마! 그만 울어!
수진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철수 : 그만 울어! 내가 왜 안 우는지 알려줄까? 그날 다 울었어! 그 여자가 날 그 할아범한테 맡기던 날, 밤새 목 터져라 울었다구!
수진, 울음이 터져 나오자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철수, 그녀의 모습을 외면하듯이 등을 돌린다. 그리고, 씩씩거리며 벽을 보고 선다.
철수 : (지친 목소리로) 난 이제 더 이상 그 여자 때문에 울 일도 없고. 단 10원 한 푼도 줄 수 없어.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중에서-
• 여자
① 미도 (여자)
(슬그머니 다가와 곁에 앉으며) …힘내요… 십오 년도 참았는데, 뭐… 오대수씨, 뭐 그렇게 ‘대수’롭지 않은 걸 가지구 괴로워하구 그래요?(혼자 박장대소, 대수는 침묵) …정말 신사야, 참을 줄도 알고. 이래서 여자들이 아저씨가 좋다구들 그러나봐.(거즈로 피를 닦아내며) …내가요, 집까지 데리구 와서 딴소리하니까… 화내는 거 이해해요. 인정해, 인정해… 나두요, 아저씨 맘에 들어서 데리구 온 건 맞는데요… 하지만! …저기요… 나중에요… 마음의 준비가 되면요… 아저씨 하는 거 봐서… 그때는, 정말, 꼭! 아니면 엄창! (천장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대수 이마에 연고를 발라주며) …나미, ‘영원한 친구’ 알죠? 그게 신호야. 내가 그거 부르면 아저씬 바루 준비 들어가 주면 되는 거예요. 내가 또, 막상 결정적인 순간에 반항하고 그럴 수 있거든요? 그래두 절대 인정사정 봐주면 안 돼! 기냥… (주먹을 쭉 뻗으며) 덮쳐부러! (아무 반응 없자) …그 개미요… 아직두 나와요? 요즘 두 느껴져요? 그렇죠… 고독, 하면 무조건 개미죠… (어리둥절해지는 대수) 개미 환각을 겪어본 사람들은 진짜 외로운 사람이거든요. 내가 만나본 진짜 외로운 사람들은 다 잠깐이라두 개미 환각을 겪었어. 내가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개미는 항상 떼루 댕기잖아요 그래서 진짜 외로운 사람들은 개미 생각을 자꾸 하게되나 봐… (곰곰이 생각해보는 대수. 미도, 허공을 바라보며) …물론 나는 한 번두 느껴본 적이 없지만… (한강 철교를 건너는 새벽 전철칸, 홀로 앉아 우는 미도의 고독한 모습. 고개 드는 미도 시점으로, 멀리 떨어진 자리에 고독하게 고개 푹 숙이고 앉은, 사람 크기의 개미 한 마리. 현실로 돌아와 눈물을 훔치는 미도, 곁에 누워 대수 팔을 끌어다 벤다. 미도, 여전히 나무토막처럼 누운 대수 눈치를 보며) …아- 편하다!
-영화 <올드 보이> 중에서-
② 수진 (여자)
(울먹이며) 용서는 힘든 게 아냐. 용서란 말야, 마음속에 방 한 칸 만 내주면 되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 이건 우리 할아버지가 자주 해준 얘기야. 진짜 목수는 있잖아, 자기 마음의 집을 잘 짓는 사람이래. 난 잘 알아. 자기도 여태껏 그 집을 정성 들여 차근차근 지어왔던걸… 근데 자기는 그 소중한 마음의 집을 자기가 그렇게 미워하는 엄마한테 안방, 부엌방, 화장실, 창고… 다 내주고, 정작 자신은 집 밖에서 덜덜 떨고 있잖아? 생각해 봐. 자기 마음속에는 정작 누가 사는 거야?
(계속/나지막이) 용서는 쉬워. 방 한 칸만 내주면 돼. (떨리는 목소리로) 이 말씀을 우리 아빠는 세월이 흘렀어도 잊지 않으시고… 유부남과 도망칠 뻔 한 이 창피한 딸을 용서하셨고, 우리 결혼도 그렇게 쉽게 허락하셨던 거야… 왠지 알아? 왠지 아냐구! (울먹이며) 용서란 미움에게 방 한 칸만 내주면 되는 거니까!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중에서-
③ 정인 (여자)
정인 : (싸늘) 왜 이렇게 늦었어? 문자도 씹구.
정인 : 또 박광식?
정인 : …알만하다. 나 같아도 못 살지.
정인 : 나 오늘 사촌 동생 만났는데… 진짜 나가기 싫었어. 근데 걔가 남자 데려 온다고…
정인 : 맞선 봤는데 맘에 딱 드는 남자 만난 게 우연이고 운명이야? 그냥 막 갖다 붙이라고 있는 게 운명이야? 무조건 운명이래! 그 망할 놈의 운명 타령, 두 시간을 들어줬어. (참내) 근데, 임신했다는 거야, 2개월.
정인 : 나도 축하해줬어. 해맑게. 근데 갑자기 나한테 화살이 날아오잖아! 애 언제 가질 거냐고. 갑자기 화두가 내 임신이 된 거야. 노력해보라느니, 벌써 노산이라느니…
정인 : 근데 자긴 연락도 없이 그 속물 박광식한테 술이나 사주고.
정인 : 그 인간 원래 술, 여자, 술, 여자, 그것 밖에 없는 인생이잖아, 꼴에 친구라구, 지금 편들어?
정인 : 나 냉장고에 담배 좀 갖다 줘.
정인 : 내가 끊고 싶을 때 끊을 거야!
정인 : 눈치 줬잖아, 방금! (들어가 버린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중에서-
④ 나미 (여자)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잔 들이키는 나미. 써서 죽는 다는 표정이 귀엽다. 나미가 잔을 내려놓으면 어느덧 세병이 비워진 상태로 장면전환. 멀쩡하게 보이려 애 쓰지만 눈이 풀린 수지, 연신 젓가락을 떨어뜨린다. 한편 자작까지 하며 좀 수다스러운 나미. 사투리가 걸쭉하다.
나미 : 나도 힘들어. 솔직히 우리 오빠, 민주투사. 언제 잡혀 들어갈지 몰라. 울 할무니, 나보고 언니래. 응? 근데 내가 왜 그래도 춤을 추냐? (상을 탁탁 치며)‘우리’가 중요하다는 거지. 솔직히 우리가. 왜 우리가 중요하냐? 야. 수지. 정 수지. 들어? 듣고는 계시나요? (계속 얘기하라는 수지의 손짓) 후~. 아줌마. 꼬막은 없죠? 꼬막? 지금 꼬막 철인데.
-영화 <써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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